바그다드 카페의 풍금의자 -황인숙(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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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춘 작성일10-02-19 12:04 조회2,373회 댓글0건본문
마치 가을을 재촉이나 하듯, 해 저무는 저녁 무렵 비가 스산하게 내린다. 황 인 숙 (13회)
바그다드카페 풍금의자엔 빗물에 방울이 맺혀 나를 기억 속으로 잠시 머물게 만든다.
얼마 전 남편은 우연히 나무의자를 보았는데 가게 앞에 가져다 놓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궁금하여 가보았더니 초등시절 그리 넓지 않은 교실 안에 풍금 하나 있고 그 뒤편에 서너 명은 족히 앉을 수 있었던 나무의자와 거의 흡사하다.
가까운 곳에 고물상이 있어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다.
의자의 출처를 여쭈어보았더니 어느 학교 박스를 수집하러 갔다가 버려진 의자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고 하신다.
주저 없이 제가 사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만 “아무도 관심 없던 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었군” 돈은 무슨 돈, 필요한 사람이 가지고 가서 호강을(?) 시켜주란다.
그리하여 의자는 가게 앞 마당 한쪽 모퉁이에 자리 잡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어느 날 문학을 전공한 독서실 사장님의 한마디.. ‘서점 가게 앞 마당은 바그다드카페를 연상’하게 한단다.
오래된 나무의자(난 이 의자를 처음 본 순간 풍금의자라 이름을 지어버렸다)는 그리하여 바그다드 카페에 자리잡고 있는 풍금의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카페에는 풍금의자 외에 화단이 있고 강아지와 고양이, 쓰레기통 조명등 그리고 한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서점 안에서 내다보는 가게 앞 풍경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어느 차량기사님 벌러덩 풍금의자에 눕더니만 내 몸에 신문지 한 장 덮어주시오. 세상사 모두 잊고 노숙자가 되어 보고 싶소! 박장대소를 하였지만 몸부림치는 몸짓 하나에 의미가 부여된다.
노랑 콩가루가 묻은 시루떡 한 조각을 풍금의자에 내려놓으며 함께 먹자는 따뜻한 어느 아주머니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두부사이소”를 외치는 노년의 할머니께서는 아픈 다리의 쉼터가 되었다.
의자 밑 그늘진 곳 나이든 고양이 한 마리는 냐옹거리다 편안한 자세취하며 잘도 잠든다.
자주 오셔서 실명보다는 별명으로 통하는 ‘예술가님’ ‘키다리아저씨’ ‘공산당님’ ‘떠벌이 중국산님’등등 모두들 쉬어가는 풍금의자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스며 넘친다.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철학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져 의자 하나 놓고도 정과 사랑을 느끼게
한다.
오랜 세월의 흔적엔 흠집이 많아 보기 싫기도 하겠지만 그 시절을 대변이라도 하듯...
내 아픔이 아니더라도 아픔을 느낄 수 있고 내 기쁨이 아니더라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듯
의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바라보는 것도 일상의 기쁨이 될 것이다.
어느 외국의 신문에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 이라는 제목으로 현상모집을 했다는데
1위가 어머니의 미소, 2위가 어린애의 손, 3위가 모차르트 음악, 4위는 들에 핀 백합화,
5위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라고 했단다.
바그다드카페 풍금의자엔 빗물에 방울이 맺혀 나를 기억 속으로 잠시 머물게 만든다.
얼마 전 남편은 우연히 나무의자를 보았는데 가게 앞에 가져다 놓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궁금하여 가보았더니 초등시절 그리 넓지 않은 교실 안에 풍금 하나 있고 그 뒤편에 서너 명은 족히 앉을 수 있었던 나무의자와 거의 흡사하다.
가까운 곳에 고물상이 있어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다.
의자의 출처를 여쭈어보았더니 어느 학교 박스를 수집하러 갔다가 버려진 의자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고 하신다.
주저 없이 제가 사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만 “아무도 관심 없던 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었군” 돈은 무슨 돈, 필요한 사람이 가지고 가서 호강을(?) 시켜주란다.
그리하여 의자는 가게 앞 마당 한쪽 모퉁이에 자리 잡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어느 날 문학을 전공한 독서실 사장님의 한마디.. ‘서점 가게 앞 마당은 바그다드카페를 연상’하게 한단다.
오래된 나무의자(난 이 의자를 처음 본 순간 풍금의자라 이름을 지어버렸다)는 그리하여 바그다드 카페에 자리잡고 있는 풍금의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카페에는 풍금의자 외에 화단이 있고 강아지와 고양이, 쓰레기통 조명등 그리고 한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서점 안에서 내다보는 가게 앞 풍경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어느 차량기사님 벌러덩 풍금의자에 눕더니만 내 몸에 신문지 한 장 덮어주시오. 세상사 모두 잊고 노숙자가 되어 보고 싶소! 박장대소를 하였지만 몸부림치는 몸짓 하나에 의미가 부여된다.
노랑 콩가루가 묻은 시루떡 한 조각을 풍금의자에 내려놓으며 함께 먹자는 따뜻한 어느 아주머니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두부사이소”를 외치는 노년의 할머니께서는 아픈 다리의 쉼터가 되었다.
의자 밑 그늘진 곳 나이든 고양이 한 마리는 냐옹거리다 편안한 자세취하며 잘도 잠든다.
자주 오셔서 실명보다는 별명으로 통하는 ‘예술가님’ ‘키다리아저씨’ ‘공산당님’ ‘떠벌이 중국산님’등등 모두들 쉬어가는 풍금의자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스며 넘친다.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철학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져 의자 하나 놓고도 정과 사랑을 느끼게
한다.
오랜 세월의 흔적엔 흠집이 많아 보기 싫기도 하겠지만 그 시절을 대변이라도 하듯...
내 아픔이 아니더라도 아픔을 느낄 수 있고 내 기쁨이 아니더라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듯
의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바라보는 것도 일상의 기쁨이 될 것이다.
어느 외국의 신문에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 이라는 제목으로 현상모집을 했다는데
1위가 어머니의 미소, 2위가 어린애의 손, 3위가 모차르트 음악, 4위는 들에 핀 백합화,
5위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라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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