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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합니다. -조성귀(9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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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춘 작성일10-02-19 12:11 조회2,3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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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동안 건강에 별 이상 없이 잘 살아왔는데, 더욱 더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병원에서 건강 검진 받으며 겪었던 에피소드입니다.
지난 8월 업무 차 유럽을 다녀왔는데, 한 달 전 건강검진 예약한 것을 깜빡 잊고 출국했지 뭡니까?
2주 일정으로 출국은 했는데, 열흘쯤 지났을 때, 건강검진 예약이 기억나서 일정을 급히 바꿔 가며 서울대병원을 들렀습니다.
물론 전날 저녁부터 밥 쫄쫄 굶고 힘겹게 건강검진 받는 것은 당연했구요. 시력, 청력, 체증, 체온 씨티, 혈액체취 엠알아이, 펫트 등등, 자연스럽게 흐름대로 잘 흘러 갔는데, 내시경 검사실이 눈앞에 보이면서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장 내시경에 지칠 대로 지친 몸 휴식하고 위 내시경 실에 들어갔습니다.
검사실 침대에 눕기가 무섭게 내시경 호스를 뱃속 깊이 밀어 넣고, 뱃사공 노 젓듯이 이리저리 한참을 휘젓더군요.
그런데 의사와 간호사가 검사 도중에 뭔가 불길한 눈빛의 사인이 오고 감을 목격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부터 물고기가 어부 낚시 줄에 끌려 다니듯, 내시경 호스 입에 물고 내 뜻에 관계없이, 의료진 마음대로 한동안 검사를 하더니 네 군데나 조직 검사에 들어 갔습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지금 생각해 봐도 십 년도 더 걸린 느낌입니다.
그 상처와 마음이 너무 아파서 말입니다. 그렇게 20여분 녹초를 만들어 놓고, 호스를 빼면서 하는 말이 “심각합니다. 아주 심각합니다.”그러는 것이었습니다.
허~!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그 순간 앞이 노랗다 못해 새하얀 섬광이 번쩍 스쳐가더군요.

시간은 어느 정도 흘렀고,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아마도 오진일거야.’ 스스로를 위안하며 일어서는데, 간호사 왈 “일주일 후 검사 결과를 보고 재조직 검사 받을 준비하세요.”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뒤로 하고,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인 모교 족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은 그렇게 저렇게 흘러서 검사 결과 나오기 하루 전 친구와 술 한잔을 할 기회가 있었지요.
깊어가는 가을밤 대화가 어느 정도 무르익다 보니, 술은 당연히 곤드레 만드레가 되도록 취했습니다.
그런 취중에도 내일 건강검진 결과 보는 날인데 ‘정황상 위암 같다’고 친구에게 엄살께나 부렸답니다.

그렇게 긴긴 전날 밤을 보내고 드디어 결과 보는 날 아침이 왔습니다.
어제 과음한 것도 그렇고, 심적 부담도 어느 정도 있기에,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한동안 뒹굴다가, 소 도살장에 끌려가듯 병원에 들러, 건강검진센터 주치의 앞에 앉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궤양 초기로써 일주일분 약 처방을 받았습니다.
거~참! 날아갈 듯 좋아야 되는데…
지난 일주일이 얼마나 힘들고 허무하고 길었던지, 뒷골이 땡기고 혈압도 머리꼭대기까지 올랐습니다. 물론 검사로 인한 수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종합 처방전에 의하면 술 담배 끊으시고 육류를 줄이며, 신선한 야채, 과일, 잡곡 등 거친 음식을 권하더군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엎어진 김에 쉬어가랬다고, 생활 패턴을 일부 바꾸고 있습니다.
흔히 듣던 말들이지만 굳이 한 번 더 너스레를 떨자면

1)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마음 2) 적당한 운동과 알맞은 음식 3) 정기적 건강 검진에 긍정적 사고방식 4) 금연금주하고 매사 과욕은 금물 5) 만병의 근원은
마음가짐과 식습관에서 온다…

난 지금도 가끔 환청이 들립니다. “심각합니다~! 아주 심각합니다~!”

송곡인 동문여러분!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시든 건강은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아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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